오빠야 잘 있나?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지
벌써 9월이야 뭔가 선선한 듯 하면서도 아직까진 많이 덥네
저번 주 내 꿈에 오빠야가 나왔어 내가 봤을 때 보다 많이 마른 모습이었지만 웃고있어서 기분이 좋더라 웃기면서 신기한 거 알려줄까? 꿈에서 오빠야가 굽네치킨 시킨 거 배달 왔거든? 엄마가 받고 비닐소리 내면서 등 돌리는 순간 실제로 엄마가 쓰레기 봉투 들고 방에 들어와서 깜짝 놀랬어 ㅋㅋㅋㅋㅋㅋㅋ 꿈에서 깨지않았다면 오빠야랑 같이 치킨 먹을 수 있었을까? 살아있을 땐 겸상 안하던 우리였는데 흠
엄마한테 말해주니까 오빠야 잘 있어 보이는 거 같냐고 왜 엄마 꿈에는 안 나오냐고 하더라 아직 안 갔나봐?
나는 아직까지 믿기지도 않고 슬프기도 해 엄마 아빠 앞에서는 장난스럽게 그리고 태연하게 넘기지만 사실 내 마음은 그게 안돼
좀 있으면 해가 바뀌고 한 살 더 먹는데 오빠야는 그 나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게 더 마음이 먹먹해
나 지금 혼자 바다 와서 맥주 마시고 있는데 괜히 사연 있는 사람처럼 눈물날라하네 ㅋㅋㅋㅋ
밤공기는 좀 선선한데 밖에 좀 나다니고 있냐? 난 요즘 운전연습겸 아빠랑 드라이브 다니는데 그냥 마음이 많이 그러네... 내가 진짜 잘하는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난 우물 안 개구리였어 이거 무슨 느낌인지 알아? 나 정말 이틀동안 기분이 가라앉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더라 내가 되게 무의미한 사람이 된 느낌이었어
오빠야 많이 보고싶다 미워하는 사람이었어도 지금은 많이 보고싶다 엄마가 화장실에 숨어서 울고 모른 척 나올 때는 내가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런말 들어봤어? 자식 떠나보낸 사람의 울음소리는 짐승이 우는 소리랑 같다고 얼마나 세상이 무너지게 슬프면 그럴까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 엄마가 딱 그래
아 바다 보고 파도 소리 듣다가 하늘 올려다 보니까 오빠야가 보고 있을 거 같고 그렇다 지켜봐주고 있는거지? 다시 태어나 잘 살았으면 싶다가도 아직까진 우리 옆에 있어줬으면 싶고 그러네
뭐가 됐든 잘 지내고 있어줘 우리는 영원히 오빠야 기억할테니까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시원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어 계절이 바뀌어도 언제나 즐거운 하루 보내고 있길 바랄게 항상 그리워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