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2개월 위탁운영 마감하는 부산시설공단
시민회관의 발자취를 돌아보다
한 때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었으나 경직된 운영과 낡은 시설로 인해 외면받았던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
전국 공공문예회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시민회관은
1973년 개관 이후 31년동안 부산시 직영 체제로 있다가, 2004년 7월부터 부산시설공단이 운영을 맡아왔고, 2017년 10월부터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에 관리운영권이 통합․이관된다.
부산시설공단이 위탁운영해온 13년2개월 동안 부산시민회관에서는 어떠한 변화들이 있었을까?
‘민방위 교육장’이라 불리울 만큼 낡은 시설에 대관위주로만 운영되었던 부산시민회관은 부산시 직영이던 2004년 당시는 ‘자체기획공연’이란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로 통했다.
하지만, 부산시설공단이 2004년 위탁운영을 시작한 그해 7월1일부터 부산시민회관의 시설관리와 운영방식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1998년부터 운영해온 `수요영화 감상회'를 원만한 공연 준비 및 셋업을 고려하여 2005년부터 ‘월요영화 감상회’로 개편하여 흘러간 영화가 아니라 개봉관 수준의 최신흥행작품을 선정, 상영해 한때는 저렴한 관람료와 주1일 2회 상영에도 불구하고 영화로만 한해 1억원 이상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해마다 비수기철인 여름시즌을 중심으로 시설개선은 이어졌고, 현재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국 여느 공연장에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우수한 시설을 완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위탁이후 하우스매니저와 하우스어셔 제도를 발빠르게 우선 도입하여, 관객 서비스의 최접점부터 제일먼저 신경을 썼으며,
2009년 7월부터는 전국 최초로 문화예술직렬을 신설하여, 자체기획인력의 전문성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대극장 로비를 호텔식으로 리모델링해 안내 데스크 및 물품보관소, 공연실황
중계를 위한 대형 LCD모니터, 어린이 놀이방 등을 설치해 이용시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소강당 2층 베란다에는 70평 규모의 카페테리아와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시설개선이 이어졌다.
이후 대*소극장 객석 리모델링을 비롯해, 전시실, 아트숍 신설, 출연자 대기실, 연습실, 연회실, 세탁실, 오케스트라피트, 화장실, 매표소, 무대기계, 음향, 조명 등 거의 대부분의 시설은 몰라보게 변신을 거듭해왔다.
2009년 전문 미술관 갤러리에서나 가능한 수준의 전시실 환경개선과 지역미술인의 창작품 상설 전시 및 판매 공간인 한슬아트샵 오픈, 전시기획자 채용 등 지역 문예회관에서 상상하기 힘든 결정들이 연이어 도입된다.
2012년부터는 해마다 2억원의 기획공연예산을 시로부터 지원받았으나 위탁초기부터 2011년까지 8년간은 시로부터 자체기획공연 예산지원이 0원이던 시기였다.
공단은 인수이후 해마다 공단 자본금을 직접 투입해왔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우수공연을 맞춤형으로 집중 유치하여 부족한 초청예산은 국비지원으로 메웠다.
예산뿐만이 아니라 인력부분에서도 예산절감은 이어진다.
국가공인 1급 무대예술전문인자격증을 소지한 공단의 전문감독(스태프)들이 토요문화공간 체험스쿨을 직접 진행하며 관객들과 같은 눈높이로 살아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 외에도 자체기획공연에 16개 구․군청 복지담당부서와 연계해 지역문화 소외계층을 지속적으로 무료초청하고, 지역아동센터, 백혈병소아암협회, 지역군인, 전․의경 등 문화예술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기위해 힘써왔다.
전국 문예회관이 총망라하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는 전국문예회관 운영우수사례를 발표하여 2011~2012년 2년 연속 시상의 영예를 안기도 한다.
고정관객 확보를 위해 새로 도입한 `문화사랑 나눔회원제'는 지역관극회원의 정착과 우수관객에 대한 다양한 혜택제공 등으로 해마다 호평을 받아왔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연계된 `공연관리 통합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자체기획공연에대한 별도의 예매수수료를 없앴고, 공연안내는 물론 입장권 예매, 대관신청 등을 온라인으로 가능토록 하였고, 매년 `찾아가는 순회음악회'도 쉼없이 개최하여 부산광역시교육청 등으로부터 교육기부메세나패와 교육기부메세나탑을 5년 연속 수상하였다.
시민회관 접근성 개선을 위해 수차례 부산시와 협의과정을 거쳐, 동천오작교 개설에 밑거름 역할을 했으며, 이어 바로 인근에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부설주차장 완공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지역 언론사와의 공동사업도 눈에 띈다, 전국직장인밴드 경연대회, 유;콘서트, 오늘같은 밤, 미술!삶에들다전 등 지역의 모든 일간지신문사와 제휴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오며 시민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는데 앞장 서왔다.
2017년 1월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 출범과 같은해인 올해 10월 부산시민회관 통합인수로 인해 부산시설공단은 더 이상 시민회관 운영을 하지못하게 되지만,
더나은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앞으로의 시민회관을 기대하며 재단법인부산문화회관의 신규직원들과 부산시설공단 두기관은 현재 합동근무 중에 있다.
부산시민회관 안현근 관장은 심경을 이렇게 전한다. “정말 아쉽지만, 저희 공단이 운영해왔던 13년2개월을 발판으로 더나은 시민회관으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한편 1973년 10월10일 부산 최초의 문화공연시설로 문을 연 시민회관은 올해로 개관 44주년을 맞았다.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보다 개관이 1주일 빠른 부산시민회관은 7천696㎡의 부지에 건물면적 1만2천864㎡로 1천606석의 대극장과 407석의 소극장을 갖추고 있으며 도심에 위치, 접근성이 다른 문화공연시설보다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