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외손자 다시 왔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다행히 편한 하루를 보냈다. 어제랑 그저께는 일이 많아서 밤 10시가 넘어서 생활관에 왔어. 훈련병들 시험 감독도 하고 오고, 창고에 가서 여러 가지 물건 정리도 하고 왔다. 힘들겠지?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점수가 쌓여서 나중에 휴가를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적당히 해서 빨리 집에 가는 거지.
나는 저번 4월달에 나온 휴가가 지금까지의 휴가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아주 잘 보냈어. 특히 내 생일도 겹쳐서 엄마 아빠하고 저번에 갔던 한정식 뷔페도 갔다오고, 또 송정이랑 해운대도 재미있게 갔다 왔어. 황령산 벚꽃길도 가서 꽃놀이도 나름 하고 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 할머니께도 갔던 것 기억나지? 이번에는 엄마가 안 울고 씩씩하게 할머니께 인사해서 나도 기분이 편하고 좋았어. 그리고 할머니께 오기 전에는 연화리라는 곳에 회를 파는 가게에 가서 맛있는 해산물도 많이 먹고, 멋진 카페도 가서 달달한 빵도 먹었지. 특히 카페가 군대 가기 전에 왔다가 1년이 넘어서 다시 가니 더욱 편하게 느껴졌어. 또 남포동도 나 혼자 운전해서 다녀오고, 내가 가고 싶었던 멋있는 주유소도 다녀왔지. 그날은 삼겹살도 잘 구워 먹었다. 해운대에 있는 대우 마리나 아파트라는 비싼 집도 보고 왔어. 외국인들도 많이 사는 좋은 아파트인 것 같더라. 그 아파트 주차장에서 기아 콩코드 자동차가 버려져 있는 것도 봤어. 할머니께서 젊으셨을 적에 많이 봤을 차야. 그리고 부산대도 오랜만에 안에 들어가 보고,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운전하는 것도 보고 왔다.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지? 한 9일쯤 뒤에 또 휴가를 나갈 건데, 더 재미있는 휴가가 됐으면 참 좋겠네.
할머니께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참 재미있구나. 할머니도 거기서 나처럼 재밌게 잘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나는 벌써 6달 뒤면 전역을 한다. 할머니께 편지를 보내면 보낼수록 시간은 또 차곡차곡 가는 게 느껴지네.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도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원하고만 있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닐 거야. 뭔가를 성취를 해내야만 될 것이지. 할머니께서 언제나 잘 도와 주실 거라고 믿고 있지롱.
요새 외삼촌도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더구나. 아마 많이 심심한가 봐. 허허. 그래도 삼촌이 일을 하니 근심걱정이 해소된 듯 하고 얼굴도 밝아졌다고 엄마가 그러더라. 좋은 현상이야. 나도, 엄마 아빠도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는 생활을 해 나가도록 하마. 할머니도 새로운 댁에서 재미있게 계속 잘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래, 할머니! 5월에 휴가 나왔을 때도 저 잘 지켜 주세요!
또 편지로 찾아올게요! 사랑합니다! 안녕!
2024년 5월 3일
외손자 올림